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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별 유행 컬러가 보여주는 문화

by 플디. 2025. 6. 26.

오늘 포스팅은 색을 통해 시대의 흐름을 들여다보겠습니다.
각 시대는 저마다의 사회 분위기와 문화, 감정을 담고 있으며, 유행 컬러는 그 모든 것을 함축하는 시각적 언어입니다.
단순한 유행이 아닌, 시대정신을 담은 컬러 코드를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시대별 유행 컬러가 보여주는 문화

1960~70년대 : 싸이키델릭과 해방의 색

1960년대 후반부터 1970년대 초반까지는 강렬한 원색 계열과 대비가 뚜렷한 싸이키델릭 컬러가 유행하였습니다.
이는 당시의 반전 운동, 히피 문화, 성 해방, 약물 확산, 록 음악의 혁신 등 사회적 격동의 산물이었습니다.

형광색, 환각적인 무늬, 핑크·노랑·녹색·보라 등이 혼합된 컬러 조합은 현실에서의 탈출 욕망과 자유에 대한 갈망을 시각화한 결과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색채는 패션뿐 아니라 앨범 커버, 포스터, 가정용품 등 대중문화 전반에 걸쳐 널리 사용되었습니다.

이 시기의 컬러는 억압된 사회 구조에 대한 저항과 자유의 외침을 시각적으로 드러낸 도구였으며, 정치적 메시지와 개인의 정체성을 색으로 표현하는 문화가 형성되었습니다.

1980~90년대 : 상업주의와 디지털 감성의 색

1980년대는 경제 호황과 소비주의의 전성기였습니다.
브랜드 중심 사회로의 전환, 신자유주의의 확산은 화려함과 과시욕을 컬러로 표현하게 만들었습니다.

골드, 실버, 강렬한 레드, 블랙 등의 색상은 부와 권력, 성공을 상징하며, 특히 파워수트, 디스코 룩, 메탈릭 패션에 자주 사용되었습니다.
이는 ‘성공한 삶’을 시각적으로 증명하려는 욕망을 반영하는 컬러 전략이었습니다.

1990년대에 들어서는 MTV 세대의 등장과 함께 네온 컬러, 팝 컬러가 유행하게 됩니다.
형광 그린, 네온 핑크 등은 디지털 문명의 도래와 클럽·댄스 문화의 확산을 반영한 것으로, 스크린 감성과 혼재된 감각적 자극을 담아냈습니다.

이 시기 색채는 물질적 풍요와 디지털 낙관주의의 감정을 대변하는 상징적 코드로 기능했습니다.

2000~2010년대 : 미니멀리즘과 감성의 색

2000년대 초반은 인터넷과 모바일 기술의 폭발적인 발전과 함께 테크 기반의 미래지향성이 중심이 됩니다.
이로 인해 실버, 블루, 투명한 색감의 트렌드가 인기를 끌었습니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사회 분위기는 급격히 전환되었습니다.
2010년대에는 심플하고 감성적인 삶을 추구하는 흐름 속에서 파스텔 톤, 베이지, 올리브, 밀크브라운 등 부드럽고 따뜻한 색들이 주목받기 시작합니다.

팬톤이 2016년 ‘로즈쿼츠 + 세레니티’를 올해의 색으로 선정한 것은, 성별 경계 해체와 감성 중심 문화를 색으로 표현한 상징적인 사례입니다.
이 시기의 컬러는 치유, 공감, 연결이라는 감정적 가치를 대변했습니다.

2020년대 : 뉴노멀과 회복의 색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우리는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거리두기’, ‘비대면’, ‘불안정성’이라는 키워드 속에서 색은 심리적 안정, 회복, 지속가능성을 상징하는 도구가 됩니다.

2021년 팬톤은 ‘얼티미트 그레이 + 일루미네이팅(노랑)’을 발표하며 회색의 차분함과 노랑의 희망을 함께 제안하였고,
2023년에는 생명력과 용기를 상징하는 ‘비바 마젠타’, 2024년에는 감정의 유연함과 연결을 뜻하는 ‘피치 퍼즈’가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2025년, 팬톤은 ‘초코무스(Chocoláte Mousse)’를 올해의 색으로 선정하였습니다.
짙고 부드러운 브라운 톤의 이 색은, 안정감, 회복, 감각적 따뜻함을 상징합니다.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자기 내면에 집중하고 싶은 욕구, 자연으로부터 오는 심리적 위안을 반영한 색입니다.

초코무스는 인테리어, 패션, 뷰티 전반에 걸쳐 활용되며 웰빙·슬로우 라이프·지속가능성이라는 키워드를 시각적으로 구현합니다.
색을 통해 삶의 템포를 조절하고자 하는 현대인의 심리가 담긴 선택이라 할 수 있습니다.

 

색은 단순한 꾸밈이 아니라, 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정서와 욕망, 감정이 집약된 문화 코드입니다.
각 시대의 유행 컬러를 살펴보면 사회적 분위기, 경제 상황, 예술 흐름까지 함께 읽을 수 있다는 점에서, 색은 ‘시간을 입는 방식’이라 표현해도 과언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