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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식에서 쓰이는 국가별 색상 알아보기

by 플디. 2025. 6. 24.

장례식은 죽음을 애도하고, 고인을 기리는 의식입니다. 이 엄숙한 의례에서 색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각 문화와 종교는 저마다의 죽음에 대한 인식을 담아 특정 색상을 장례식에 사용하며, 그 색은 슬픔, 추모, 영혼의 세계와 관련된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장례식에서 사용되는 색은 의외로 다양하며, 각 색에는 깊은 문화적 맥락이 담겨 있습니다. 
오늘은 장례식에서 쓰이는 국가별 색상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장례식에서 쓰이는 국가별 색상 알아보기

 

서양 문화권에서의 장례 색상 : 검정의 상징성

서양에서는 장례식 하면 검정색이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검정은 죽음, 애도, 침묵, 권위, 절제를 상징하며, 슬픔을 표현하는 전통적인 색상입니다. 유럽 대부분의 나라와 북미 지역에서는 장례식에 검정색 정장을 입는 것이 예의로 여겨집니다.

검정은 시각적으로도 강한 무게감을 주며, 말보다 깊은 감정을 전달할 수 있는 색으로 받아들여져 왔습니다. 특히 영국의 빅토리아 시대에는 여성들이 남편이 사망한 후 수년간 검정 의복만을 입는 ‘상복 관습’이 있었을 정도로, 애도의 표현으로서 강력한 상징을 지녔습니다.

이러한 배경에서, 서양 문화권에서는 장례식에 화려한 색이나 밝은 톤은 부적절하다고 여겨지며, 검정이 슬픔의 기본 언어로 자리 잡았습니다.

동아시아 : 흰색은 죽음을 의미하는 색

한국,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권에서는 전통적으로 흰색이 장례식의 대표적인 색입니다. 흰색은 청결, 순수, 영혼의 세계와의 연결을 의미하며, 고인이 세상을 떠나 영적인 세계로 돌아간다는 개념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상복을 흰색으로 입는 문화가 오랜 시간 이어져 왔고, 고인의 집에 흰색 천을 걸거나, 국화와 같은 흰 꽃을 바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일본 또한 전통적인 불교식 장례에서는 흰색 상복과 함께 흰 천으로 관을 감싸는 풍습이 있으며, 중국의 일부 지역도 흰색 옷이나 머리띠를 두르는 전통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다만, 현대에는 서양식 검정 상복이 많이 도입되면서 검정과 흰색이 혼용되기도 하지만, 여전히 흰색은 동아시아 문화권에서 죽음을 상징하는 대표 색으로 받아들여집니다.

인도, 아프리카 등 기타 문화권의 장례 색상

인도에서는 장례식에 흰색을 착용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힌두교에서는 흰색이 슬픔과 절제, 영혼의 정화를 상징하며, 고인이 된 가족을 기릴 때 흰옷을 입는 것은 고인과 함께 순수함을 나눈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반면 아프리카 일부 문화권에서는 장례식에 붉은색, 보라색, 심지어는 밝은 색의 전통복장이 사용되기도 합니다. 가나에서는 고인을 기리는 방식으로 빨간색이나 검은색의 천으로 만든 화려한 의상을 입으며, 장례식이 단순한 슬픔의 자리가 아니라 삶의 마지막을 축하하고 기억하는 자리라는 인식이 반영되어 있습니다.

또한 일부 라틴 아메리카 국가에서는 ‘죽음의 날(Día de los Muertos)’ 같은 명절에서 해골 장식과 함께 다양한 색상이 쓰이며, 이는 죽음을 부정적인 것이 아니라 삶의 연장으로 받아들이는 철학이 투영된 문화입니다.

장례식에서 사용하는 색상은 단순한 분위기 연출의 수단이 아닙니다. 이는 각 문화권이 죽음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이자, 공동체 구성원 간의 감정 표현 방식입니다. 따라서 특정 국가나 문화에서 사용되는 색상을 다른 문화에 그대로 적용할 경우, 문화적 오해나 예의에 어긋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는 장례식에 검정 옷을 입는 것이 일반적인 예의로 여겨지지만, 중국의 일부 지역에서는 붉은 계열의 옷을 입고 오면 매우 무례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습니다. 이처럼 색은 물리적으로는 같은 색이라도, 맥락과 문화에 따라 정반대의 의미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또한 종교적 요소도 중요한 영향을 미칩니다. 가톨릭 문화권에서는 보라색이 회개와 침묵, 죽음을 상징하는 색으로 사용되며, 이슬람 문화에서는 녹색이 천국과 평화의 색으로 여겨지는 만큼 장례식에서 은은하게 활용되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글로벌 문화 교류로 인해 전통 색상이 변화하거나 혼합되기도 합니다. 특히 도시권에서는 상황에 따라 다양하게 색을 조합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으나, 장례식처럼 보수적이고 의례적인 자리에서는 여전히 전통 색채가 강하게 남아 있습니다.

색은 시각적 요소이지만, 동시에 그 사회가 공유하는 상징 체계입니다. 장례식이라는 중요한 의례에서는 색이 갖는 의미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것이 공동체에 대한 진정한 예의가 될 것입니다.